계해(癸亥)일(21.11.11)
계해(癸亥)는 '드넓은 바다에 파도가 일어나는 상'이니 큰 물과 작은 물이 결합하고 큰 지혜와 작은 지혜가 넘나드는 날이다. 꼼수와 공상과 망상 등을 포함해서 탁월한 머리회전과 우주적인 원대한 사유가 동시에 발현된다.
계해는 겉보기에는 어수룩해 보이지만 머릿속에는 온갖 계산과 설계가 빠른 속도로 돌아간다.
이런 날은 겉만 봐선 알 수 없는 파악하기 어려운 신비감과 극단적인 힘이 교차하는 날이다. 해수(亥水) 지장간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어둡고도 신비로우며 주술적인 기운이 가득 찬 날이다. 60일주의 끝이며 겨울의 기운으로 외로움과 고독감이 스미는 기운이다.
흐름이 좋을 때에도 굉장히 느리고 게으름과 극단적인 나태함이 있으나 마음을 먹고 하나에 집중하면 빠른 시간 안에 크게 성장하며 거대한 것을 성취하는 반전의 힘을 가진다.
일처리가 치밀하고 대인관계도 상대를 녹일 정도로 부드럽다. 그래서 직접적으로 주도하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 대로 상황을 조정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조용하고 보수적으로 상황을 대처하는 경향이 있지만 주체성도 강하고 할 말은 명확하게 말한다.
흐름이 안 좋은 때는 정상에서 내려올 때도 곤두박질치듯이 굴곡이 굉장히 심하다. 외유내강이라는 표현이 계해의 기운에 잘 맞지만 그것은 표면적인 삶과 이면적인 삶이 일치하지 않는 부조화를 의미한다. 그만큼 생각이 많고 자신의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내면적 고충이 있다.
직접적으로 주도하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 대로 상황이 흘러가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모려를 쉬지 않는다. 그래서 내면이 피곤하고 지치기 쉽다.
지장간의 무토(戊土) 정관과 암합을 하여 정관답게 부드럽지만 임수(壬水) 겁재와 갑목(甲木) 상관으로 흐르면서 상상력과 야심이 꿈틀댄다. 오전에 평온하다가도 오후에 예상치 못한 엉뚱한 결심을 하고 집을 나가버리는 반전이 기다린다.
드넓은 바다의 변덕스러움은 본인조차 잘 알지 못하며 통제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다만 잔꾀로만 현실을 대처하는 태도는 커다란 위험을 불러올 수 있으니 부디 조금 손해가 오더라도 인의(仁義)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차심(此心)이 상간득원만(常看得圓滿) : 내 마음을 살펴 항상 원만하게 세상을 바라보다.